2010년 8월20일 떠났던 카자흐스탄-우즈벡 일주를 여행후기를 올려볼까합니다.
간만에 떠난 여행이라 기대도 많았는데 어떤일들이 있었는지 적어볼게요.
우선 우즈벡-카자흐로 여행지를 택한 이유는 마일리지 때문이었습니다.
평소 여러 항공사의 마일리지를 모으고 있는데,
그 중 하나인 루프트한자 독일항공의 마일리지가 만료시한이 다가왔답니다.
저 항공사는 무조건 3년후에는 마일리지가 리셋됩니다.
생명연장의 꿈이 없죠;; 무조건 모아서 써야하는데,
일단 3만점으로도 갈 곳이 많은게 특징이랍니다.
'아시아는 아시아' 라는 신념하에ㅎ 3만점으로 아시아 먼 곳까지 갈 수 있어요.
서울출발 카자흐스탄 입국, 우즈베키스탄 출발 서울도착 항공권이
단 3만 마일리지에 가능합니다. 엄청나죠?
게다가 성수기라고 해도 별도의 추가 점수가 들지 않으니...
아시아나로 같은 코스의 보너스 항공권을 끊는다고 하면 택도 없는 점수입니다.
물론 루프트한자는 아시아나와 동일한 스타얼라이언스 제휴사라서
저는 아시아나 편으로 위 코스를 다녀왔습니다.
그럼 무조건 루프트한자의 마일리지 프로그램이 좋으냐?
그건 아닙니다. 위에 말씀드린대로 3년이면 소멸되고,
아시아는 아시아 이기 때문에 서울-제주 왕복도 3만점입니다 -_-;;
자, 이제 떠나보죠.
제가 가보지 못했던 지역인 중앙아시아로 출발합니다.
인천을 출발한 비행기는 중앙아시아의 대국 카자흐스탄으로 향합니다,
비행기는 카자흐의 경제적 수도인 알마티로 들어갑니다.
카작의 수도는 이스타나인데 이건 새로 만든 수도이고 전통적으로 경제의
수도는 바로 알마티 랍니다. 서울에서 알마티까지는 6시간쯤 걸리고요.
가는 동안 기내식 한번과 간식 타임 한번이 있습니다. 시차는 3시간 났던것 같군요. (우즈벡은 바로 옆이지만 4시간입니다.)
알마티에 도착하자마자 출국 심사대로 달려갑니다. 시스템이 엉성해서 매우 복잡하고 순서도 없고 그렇습니다.
(그렇지만 이 시스템은 이 동네에서 그나마 나은것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는데 그리 오랜시간이 걸리지는 않았습니다.)
출국심사를 마치면 바로 춘천시외터미널 수준의 공항로비로 연결되고
거기서 일단 환전을 해야합니다. 텡게라는 통화를 사용하는데
1달러에 150텡게 정도로 환전이 가능합니다. 공항도 환율이 나쁘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밤에 도착하기 때문에 시내까지 갈 수 있는 방법은 많지않습니다. 주변 택시 기사들과 흥정후에 시내로 고고씽.
문제는 이 나라가 전반적으로 영어는 통하지 않습니다.
저는 제2알마티 기차역으로 갔어야 했는데, 트레인 스테이션을 알아듣지
못하는 상황이라 기차를 설명하는데에도 유치원생 스피드퀴즈 마냥 온 몸을 이용해서 기차를 알려줬습니다.
그런데도 고의인지 몰랐는지 알마티1역에 데려다 주려고 했던것을
제가 빠르게 눈치를 까고;; 2역으로 다시 설명해줬죠. 1역은 공항에서 멀지않은 도시외곽이고 2역이 시내입니다.
참, 중앙아시아가 전체적으로 똑같은데 별도의 택시는 사실상 없습니다.
그냥 지나가는 차가 택시이며, 어슬렁 거리는 사람들은 택시기사입니다.
그냥 자기 차로 택시처럼 운행하는거고 그러다보니 모든것은 협상!
공항에서 시내까지는 10달러 이상입니다. 물가가 상당히 비싼나라죠.
카자흐스탄을 모르는 사람들은 아주 못사는 나라라고 생각하는데,
여기는 중앙아시아에서 가장 부국입니다. 석유가 세계에서 열번째로 많이 나고
우라늄인지 등등의 광물도 세계 탑 순위를 다투는 자원의 부국입니다.
그렇다고 해도 국민소득은 우리나라의 반의 반 수준이지만
문제는 이 나라 사람들은 저축을 모르고 무조건 버는만큼 쓰는 문화라 물가는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형성되어 있습니다.
거의 우리나라에서 쓰는 수준까지 따라 올 기세랍니다.
일단 기차역으로 이동해서 숙소를 살펴봤습니다.
기차역으로 간 이유는 이곳에 저렴한 숙소가 있기 때문이기도 했는데요.
기차역 내에 잠깐 쉬거나 잘 수 있는 도미토리형 숙소가 있어요.
하루에 1만원 수준인데, 시설은 허름합니다.
그리고 기차역에 있어서 밤 새 내내 기차역에서 안내하는 방송을 들어야 하고
기차소리와 시끄러운 사람들의 소리가 함께 합니다.
이곳을 찾아가려는 분들이 계시다면 저는 비추천 하렵니다.
뭐 밤이기도 하고 불가피하다면 하루정도는 버틸만하지만요;;
참고로 저기 일하는 여자분이 상당히 미인이라는게 위안이 되긴 합니다;
맥주 한병을 사서 침대에 눕고 첫날을 보냅니다.
피곤했던 탓인지 기차소리도 금세 잊고 잠이 들었네요.
아침에 일어나서는 제대로 된 숙소를 찾아서 시내로 떠났습니다.
짐도 많지않으니 그냥 걷습니다. 택시흥정도 귀찮고요.
아참, 떠나기전에 해야할일이 내일 밤 출발할 기차표를 끊는것인데,
이거 장난이 아니더군요.
일단 기차역 창구 직원과 말이 하나도 안통하는 상황에서
도저히 끊을 수가 없더군요 ㅠㅠ
기차 시간만 알아서는 발권이 불가능했습니다.
뭔가 이것저것 물어보는데 저는 그냥 웃을 수 밖에;;
그리고 이쪽 나라들이 러시아에서 독립한 나라다보니 상당히 권위적입니다.
공무원, 군인, 경찰이 짱인 나라다보니 손님은 상당히 우스운 위치에 있죠;;
창구직원 여자분한테 엄청 혼나고 돌아섰습니다.
물론 표는 끊을 수 없었고요;;
그냥 느낌상...말도 못하면서 무슨 이 나라에 왔냐 라고 하는것 같았습니다.
어쩌구저쩌구 카자흐스탄 어쩌구저쩌구...했으니까요;;
다시 자리에 앉아서 전열을 가다듬고 옆쪽 창구로 갔습니다.
조금 더 인상이 좋아보이는 아주머니한테로 고고씽;;
근데 갑자기 밥먹으러 간다고 문을 닫더군요;
아...이런...내 뒤에 있던 사람들도 또 다른 창구로 고고씽...
자...이번엔 더 인상이 좋아보이는 아주머니가 대기!
그리고 기적적으로 내 앞에 있는 젊은 여자가 영어가 조금 가능!
휴대폰에서 러-영사전을 가지고 있던데 그걸 이용해서 이야기를 해주더군요.
결론적으로 그 여자분이 창구직원에게 설명을 해서 발권 완료.
참고로 내 뒤에 있는 사람들은 또 다른 창구를 찾아야 했습니다.
저 까지만 발권해주고 밥먹으러 간다고 떠났기 때문에...ㅎ
어쨌거나 힘겹게 발권을 완료했습니다.
분석을 해보니 기차 시간 뿐 아니라 짐이 있는지의 여부, 비자가 있는 여권 제출,
그리고 침대칸이라 어느쪽을 차지할것인지에 대한 여부를 묻더군요.
물론 1등석 2등석 등등의 클래스도 정해야 하고요.
무사히 발권을 마치고 떠납니다.
아...날씨는 굉장히 뜨겁네요.
그늘에 들어가면 시원하다는건 좋은일이지만 많이 걷다보니 덥긴 매한가지.
오늘 찾아갈 숙소는 투르키스탄 호텔입니다.
실크로드의 나라 답게 중국 등 외부에서 온 상인들이 많이 묵는 곳이라는데요.
하루에 2만5천원정도 할 만큼 비싼 숙소지만 깨끗하고 뜨거운물도 잘 나오니
뭐 그렇게 아깝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위치도 시장앞에서 있어서 나쁘지 않고요.
그리고 주변 바자르를 비롯해서 도심으로 걸어서 이동합니다.
이것저것 살펴보면서 중앙 아시아의 분위기에 적응합니다.
그러다 배가 고파서 어느 허름해보이는 비닐로 된 식당에 들어갔는데,
오...이곳이 진정한 맛집!
비닐 하우스 앞에서 구워주는 샤슬릭 (꼬치구이)이 예술인데,
양꼬치와 소고기꼬치가 있습니다만 둘다 정말 기가막힙니다.
양고기가 냄새 난다고 안먹는 분들이 많은데,
제대로 된 곳에서 (중앙아시아 등) 드시면 매니아가 될거라 확신합니다.
냄새는 커냥 소보다 부드러운 육질의 양고기는 정말 입에서 살살 녹습니다.
실컷 먹어봐야 몇천원 나오지 않을만큼의 저렴한 가격도 매력적이고요.
그치만 이노무 동네가;; 오로지 양고기만이 성행하는 동네입니다.
뭘 먹어도 양고기죠;; 햄버거를 먹어도 양! 꼬치구이를 먹어도 양! 케밥을 먹어도 양!
밥을 먹어도...국수를 먹어도...수프를 먹어도 양 입니다 -_-
이때까지만 해도 이곳이 양고기 파라다이스라는 생각을 했지만 가면 갈수록 질리는;;
이건 리뾰시까 라는 빵 입니다.
엄청나게 단단하죠. 이걸로 한대 맞으면 죽을지도 모른다는;;
며칠 둬도 변하지도 않고 언제든 먹을 수 있는;;
이 나라 등등 중앙아시아 사람들의 주식 이라고 보면 됩니다. 맛도 하나도 없다는;;
밥을 먹었으니 커피 한 잔을 마셔보고 싶었습니다.
이 나라는 커피가 없는 나라인데 론리를 보니 이 나라에도 두어군데 커피숍이 있길래 한번 찾아가보고 싶었던거죠.
차 문화가 강한 나라라 전 국민이 차는 즐기지만 커피는 마시지 않는 편입니다.
그래도 젊은 사람들을 중심으로 커피가 아주 조금씩 보급되고 있는데
가격은 상당히 비싼편입니다. 커피숍 분위기는 강남 커피숍 만큼 깨끗하고
좋았으나 가격도 한잔에 3천원 이상 할 만큼 국내와 다를바가 없었죠.
그래도 오일달러로 구입한 기계들이라 고급 에스프레소를 접할 수는 있더군요.
미녀들의 나라답게 카작/우즈벡 모두 미녀들이 많습니다.
저 정도 쭉쭉빵빵한 미녀는 길거리에 흔하죠;;
러시아 문화로 인해 건축물이 러시아 삘이 나죠?
중앙아시아에서 엘지가 매우 공을 들이고 있는것 같더군요.
무선인터넷도 즐기고 커피한잔도 하고, 시내도 배회하며 하루를 보냈습니다.
분수대가 있는 공원에서는 오늘 결혼하는 분들의 세러모니도 구경했고
이런저런 구경을 하며 적응을 완료했습니다.
지도를 봐도 도무지 읽을 수 없는 러시아어로 된 표지판 덕에
길찾기는 무진장 어려웠지만 대충 때려맞추면서 다니다보니 어느덧 현지인!
이렇게 또 하루가 갑니다.
내일은 기차를 타고 우즈베키스탄 쪽으로 가야하거든요.
숙소앞에 있던 시장.
낮에는 그럭저럭 시장같지만, 밤에는 금방 개판됨;;
자, 이제 하루자고 기차를 타고 우즈벡으로 떠납니다.
기차모습입니다.
15시간쯤 달리는데요. 알마티에서 출발한 기차는 카작과 우즈벡의 국경지역인 침켄트까지 갑니다.
기차는 4인1실 침대칸인데, 이거 내 자리가 2층 침대더군요.
문제는 2층침대인데 안전바가 거의 없다시피해서 떨어지기 딱 좋은 ㅠㅠ
이거 떨어지면 그 날로 여행 끝입니다.
잠이 안온다는;;
창밖으로는 대 초원이 펼쳐져 있죠.
그래도 맥주 한 병 사온거 마시고 잠을 청했습니다.
꿈속에서도 어찌나 절벽에서 떨어지는 꿈을 꾸는지...;;
후덜덜한 기차라 다시타고 싶지는 않네요.
제 밑에서 자던 부부들은 영어는 거의 못했지만 따뜻히 맞이해줬습니다.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주몽, 대장금 이야기도 해주고...
그곳에서는 정말 한류 열풍이 불고 있었습니다.
침켄트에서 내리자 택시기사들이 달라붙기 시작합니다.
침켄트역에서 우즈벡의 타쉬켄트 국경까지 택시로 이동해야 하기 때문이죠.
그러나 이런 나라들이 대체로 그렇듯 여행자에 대한 바가지가 장난이 아니기 때문에
택시를 고르는것 자체가 하나의 미션이 됩니다.
몇차례 협상을 거치면서 가장 저렴한 기사 아저씨를 선택했습니다.
론리플래닛에 나온 가격하고 비교하면 상당히 많이 오른 상태입니다.
3년만에 정말 몇배씩 오른것도 있고요.
자, 1시간쯤 국경으로 택시를 타고 이동합니다.
이제 이렇게 국경이 보이는군요.
이건 뭐냐고요?
국경앞에 줄 서있는 중입니다.
근데 줄만 서 있으면 되는것 같죠?
줄이 아니죠;;
개판입니다. 여기서부터는 전쟁입니다. 저기 들어가는데 족히 1시간은 걸립니다.
한사람 한사람씩 천천히 집어넣기 때문이죠.
왜 그렇냐고요?
저기 서 있어보면 압니다. 삐끼가 와서 돈을 요구하죠.
우리나라돈으로 5천원정도 주면 집어넣어준다고...
네, 저기 국경 군인들과 삐끼들이 결탁한거죠.
저는 돈을 낼까죠?
아니죠;; 저는 태어나서 그래본적이 없습니다. 그게 설령 1천원이었다고 해도 마찬가지죠.
참고로 국경에서 사진찍는건 엄청난 금기 사항입니다.
아니, 국경뿐 아니라 공공시설이나 심지어는 길거리에서도 사진찍는게 상당히 어렵습니다.
문화 자체가 그래서 찍다 걸리면 난리나거든요.
몰카 9단의 실력으로 국경에서도 한 컷! 아마 저런 사진 인터넷에 없을겁니다 -_-
어쨌든 저길 어떻게 가야할 지...다음 시간을 기다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