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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짧은여행예찬
    나의 이야기/일상다반사 2008. 4. 14. 11:47



    내가 여행을 할 때, 그리고 사람들이 해외여행할 때 필수로 들고다니는 가이드북 론리플래닛.
    이 론리플래닛을 만들어내는 회사의 사장은 과연 어느 여행지를 최고로 꼽았을까?

    궁금하던 이 질문을 가지고 어느 잡지사가 그와 인터뷰를 했는데,
    다름아닌 '공항 라운지'
    저렇게 비행기 출발을 앞 두고 여행지에 대한 기대를 품게하는 그 곳이 최고라고 하더라.

    나 역시도 언젠가 글을 통해 가장 좋은 곳은 공항으로 출발하는 '공항버스'
    가장 나쁜 여행지는 돌아오는 '공항버스' 라는 이야기를 쓴 적이 있는데,
    누구나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생각이 비슷한것 같더군.

    근데 그 사람과 나의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면,
    그 사람은 파키스탄의 훈자에서 오랫동안 머무르며 휴식을 취하는게 최고라고 하던데, 난 절대 아니거든.



    나는 '찍고 오는' 여행을 좋아해.
    한 지역에 장기간 머무르면서 여유있게 쉬고 둘러보는것이 아닌,
    한 곳에 며칠이상 있지 못하고 또 짐을 싸들고 다른 지역/나라로 떠나는 여행 말이야.
     
    물론 혹자는 주마간산으로 폄하를 하기도 해.
    여행기간도 며칠 없으니 한곳을 보기에도 빡빡한데 어딜 돌아다니냐고...

    근데 여행에 정도(正道)가 어디있어?
    내가 좋아하는 길이 올바른 길이고 여행의 스타일일 뿐이지.

    간혹 사람들은 이렇게 짧게 짧게 이동하는 여행이나 혹은 패키지로 짧게 다녀오는 여행에 대해
    우월의식을 갖곤 해. 마치 한 나라에서 1-2달 이상의 배낭여행을 하지 않았으면
    제대로 여행 하지 않은 사람마냥 취급할런지도 몰라.
    근데 더 재미있는건 그러면서도 또 1년간 세계여행을 하는 사람을 보면서는 입을 다물지 못하거든?

    그래? 그렇다면 너무 시야가 좁은거 아닐까?
    자랑은 아니라도 나도 어느덧 여행을 하며 해외에 체류한 시간을 계산해보면
    벌써 거의 반년을 향해 다가가는데, 이제 지금 여행한 만큼만 여행을 더 하면, 1년이 된다는 것이고,
    그러면 다른 '1년짜리 세계여행자'들처럼 1년 세계여행의 꿈을 이룬다는 이야기잖아?

    어때? 나처럼 번갯불에 콩 구워먹듯 빨리빨리 움직였는데도 이 수준이야,
    1년이라는 시간이 한 나라에서 두세달 머물만큼 긴것 같지 않지?



    뭐 나의 경우에는  패키지 여행은 큰 취미가 없어서 해보지 못했지만
    직장인의 시간관계상 1년에 길어야 2-3주짜리 여행을 할 뿐이거든.
    (이 조차도 대단하다고 보는 사람이 많은게 우리네 회사 현실이겠지)

    그런데 인도를 세달동안 여행했지만 아직 못본곳이 많은데  어찌 다른 나라를 가냐느니,
    터키는 한달간 가봐야 아무것도 못본다느니 하는 말을 여행자들끼리 하지만,
    그건 그들의 생각일 뿐, 정해진건 없는것 같아.

    난 인도나 터키는 1주일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고,
    패키지도 얼마나 잘 가느냐에 따라 더 큰 즐거움을 누리고 올 수 있는 하나의 여행이라고 생각하거든

    뭐 나라고 해서 오래 머물고 싶은 나라가 없는건 아니야.
    일본이 좋아서 몇년간 여섯번이나 다녀왔고, 남들은 하루도 안자고 나온다는 네덜란드에 꽂혀서
    며칠씩 머무르곤 했지만 그건 개인적인 스타일이고 그때그때 맞춰서 하는거지, 놀랄만한 일은 아니지.

    자기가 좋아하는 곳에는 그만큼 오래있을 수도 있고
    싫어하는곳은 아예 하루도 안자고 빠져나올 수 있는거지 그 어떤것도 정해진 룰은 없다고 봐. 안그래?



    오래 머물러야 그 나라 문화를 이해하고 진짜 여행을 하는거라고?
    똑같이 주어진 시간에 다른곳도 여행하면 작지만 두 가지 문화를 이해할 수도 있을걸?
    수능을 공부할 수 있는 주어진 시간에 수학만 파서 수학100점에 나머지는 20점씩 맞건,
    골고루 공부해서 모든 과목을 50점씩 맞건, 그건 각자의 방식일 뿐이잖아.

    말 그대로 1년동안 세계일주를 하나, 30번에 나눠서 세계일주를 하나 각자의 환경과 여건에 맞는 차이일뿐.
    한 도시, 한 나라를 오래머무르면 그만큼의 장점은 분명히 있지만,
    반대로 그만큼의 단점도 있는 법이겠지.

    나에게 1년의 세계여행기간이 주어졌을때
    인도,터키,미국을 두달씩 여행하느라 반년을 써버리면,
    나머지 수많은 나라는 거의 못간다는 이야기가 되는데,
    난 그걸 택하느니 3-4일씩 전세계를 돌면서 많은 느낌을 가지고 오겠어.

    내 다음 여행은 29일에 출발하는 파키스탄-인도-네팔이야.
    이 여행할곳 많은 나라들을 보름만에 찍고 와야하는 상황인데도 그렇게 슬픈지만은 않은 이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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