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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y Camera Story.
    나의 이야기/일상다반사 2008. 11. 30. 22:14
    요즘 집에 있으면 카메라만 붙잡고 놀고 있지요.
    이거 눌러보고, 저거 눌러보고...
    어릴때 누나가 사준 장난감 가지고 놀듯이,
    사진을 찍는 도구가 아닌, 하나의 놀이감이 되어가고 있네요.

    닭갈비가 다 구워지기전에, 카메라 이야기나 해 볼까요.


    제가 태어났을 때 즈음, 동완짱 탄생기념으로 아빠가 구입하신 카메라 랍니다.
    그렇다면 32년이나 된 카메라군요.
    다른집에서도 그렇듯, 역시 장롱에서 발견된 레어아이템!

    바로 당시 미놀타의 명품, XD5 입니다.
    그런데 얼마전에 돈이 없어서 ㅠㅠ DSLR 과 렌즈를 총 120만원에 처분한 뒤,
    이 녀석이 뚫린 가슴을 메워주고 있습니다.


    이녀석, 사놓고 거의 안 써서 새것과 다름없는 신동품이더군요. -_-
    함께 구입했던 렌즈도 50미리 MD 1.4로서 극강의 화질을 자랑하는 명품렌즈.
    게다가 완전 기계식으로 찍으면 건전지 걱정도 전혀 없는, 나의 1등급 완소 카메라.
    이번 2008 라오스/베트남 여행에서도 이 녀석이 여행 사진을 담당해 줬었죠.


    바디의 만듦새도 매우 튼튼합니다.
    망치가 필요할 때 이용해도 될 만큼 단단하죠. 쇠로 만들어서리;;

    헌데, 셔터스피드가 1/1000보다 빠르게 할 수 없는게 아쉽지만, MF수동 카메라의 명기임을 확신합니다.
    와인딩 하는 소리와 셔터 누르는 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평생 함께해야할 녀셕임에 틀림없고요.


    하지만 저 XD5 녀석에도 문제점이 있었으니...
    바로 AF (오토포커스)가 아닌, 오리지널 수동 MF카메라 라는 사실.
    그것은 곧 환희와 아쉬움을 동시에 주게 됩니다.

    점점 나이가 들어가면서 매트스크린과 스플릿 스크린을 통해 촛점을 맞추는게 어려워 진다는건데;;
    사진을 찍기 위해 촛점을 잡는 시간이 점차 길어지는 제 자신을 보며 ㅠㅠ
    쉽게 찍을 수 있는 카메라가 필요하게 되었죠.

    그래서 선택한, 캐논 A620
    캐논 파워샷 시리즈는 완전 수동을 지원하면서 셀카에 동영상까지 까지 찍을 수 있는, 저에게 딱 맞는 카메라죠.
    중고 게시판을 이용해서 9만원에 저렴하게 구입!

    게다가 위키에서 배운 지식으로 해킹까지 성공해서, 캐논 기술자들이 막아놓은 상위 기능들을 모조리 사용가능합니다.
    캐논 파워샷이나 익서스 시리즈를 가지고 계신분은 http://en.wikipedia.org/wiki/Canon_PowerShot_A620 를 살펴보시면,
    엄청난 기능을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그만큼 막아둔 기능이 많다는거죠;;)


    그러나!!
    스냅샷이나 동영상을 찍을때는 저 똑딱이로 어떻게든 찍는다지만,
    제가 좋아하는 여행을 다닐때는 어떻게 해야할 지 고민이 많았답니다.
    아무리 수동기능을 이용해서 찍는다지만, 화각 문제는 해결할 방법이 없어서
    결국 SLR 카메라를 구입합니다. 여행만을 위해 AF 카메라로!

    무슨 카메라를 고를까 고민하던중,
    기능만 조낸 막아버리는, 나쁜 캐X카메라가 아닌, 착한 미놀타 카메라로 가기로 결심!


    바로 이녀석, 얼마전 구입한 사실상 미놀타의 4세대 플래그십 바디 (준 플래그쉽 이라고도 합니다만) 807si입니다.
    여기에 VC-700 세로그립까지 합친것을 달랑 6-7만원에 중고로 구입했으니, 참 세상 좋아졌습니다.
    이 807si (800si) 가 출시된 97년도에, 신제품은 현재 환율로 160만원을 훌쩍넘는 녀석이었지만,
    달랑 10년만에  중고지만 1/20 이하로 떨어지고 말았네요.
    물론 그것은 바로 DSLR의 출현때문이겠지만, 앞으로 필름 자체도 생산이 안될까 두렵기도 합니다.


    눈만 가져가도 촛점을 잡아주는 아이스타트에,
    두손의 조작을 감안한 투 다이얼 UI,
    하나하나 빠뜨리지 않고 집어 넣은 기능과,
    들고만 있어도 뽀대가 나는 디자인까지...
    미놀타가 자랑하는 모든 기술을 담은 녀석을 손에 넣은 지금, 다음번 여행생각에 매우 흥분됩니다.

    캐X 카메라 처럼, 있는 기능을 일부러 막아서 파는 짓은 할 줄 모르는 미놀타 카메라.
    어디엔가 적혀 있더군요.

    "미놀타는 가격 책정 때문에 단가를 낮춰야 하는 선택을 해야 할 때도 항상 기본에는 충실한다"
    "렌즈는 그 무엇보다 화질을 최 우선시 하며, 바디라면 조작성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마케팅만을 위해서 제품에서 꼭 필요한 기능을 빼는 행동은 미놀타 기술자들이 모른다."

    캐X 400D에서 스팟 측광을 빼버린것을 보고 어찌나 어이가 없었던지...
    물론 이제 저렇게 신념있게 팔다가 망해버린 미놀타의 새 제품은 다시 볼 수 없겠지만,
    앞으로도 내가 영원히 사랑해주리라.
    미놀타와 함께하는 나의 카메라 이야기는 계속 되리라...

    ㅋ 카메라 예찬은 그만두고, 닭갈비에 와인이나 먹으러 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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