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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의 집으로 오세요공연 이야기/연극속으로 2007. 4. 19. 15:28
우선 이 작품의 시놉시스는 다음과 같습니다.승가고시도 안보고 스님행세 하다가 뒷덜미 잡혀 퇴마사의 길로 뛰어든 사기꾼 퇴마사와,
미국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대학을 다니고 싶었지만 능력부족으로
서울 분교로 만족해야 했던 미모만 갖춘 평론가 지서린...
그리고 그들을 섭외해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은 짤리기 직전의 방송국 프로듀서...
이 들은 미스테리‘귀신의 집으로 오세요’라는 TV 프로그램을 위해 망우리의 한 흉가를 찾는다.
그 곳에서 사기꾼 퇴마사는 희한한 경험을 하게 된다.
흉가에 살고 있는 한 소녀와 엄마,
그리고 인우를 만나게 되고 그들의 이야기를 인우를 통해 보게된다.
그 내용을 카메라에 담으려는 프로듀서와 분석하는 평론가....
오랜만에 연극을 보러갈 수 있었다.
그간 뮤지컬에 눌려서 연극 감상의 기회가 적었는데,
우연찮게 공연 관련 카페에서 토요일 오후 1장의 표를 간신히 구할 수 있었거든.
가격은 2만8천원이었고 20%할인된 가격이었고 자리가 좋았다!
유지태가 단독캐스팅으로 출연하고, 이지나가 연출하는 창작뮤지컬이라는
정보밖에 없던지라 어떤 내용인지도 모르고 좌석에 앉았다.
공연장인 세실극장은 토요일 오후라 그런지 한 좌석도 비지 않았고,
오히려 통로에 보조좌석까지 꽉 들어찬, 그야말로 완전매진!
오후4시에 시작한 공연은 약 100분간 진행되었다.
서정적이면서도 코믹한 분위기로 시작되는 이 극은 긴박한 절정기를 거쳐서
다시 평온해지는 전형적인 극의 전개방식을 따른다.
어찌보면 아동극이라고 해도 될만큼 귀여운 도깨비들과 따뜻한 분위기로 시작되는데
망우리 공동묘지 근처의 '귀신의 집' 이라는 배경과는 달리
그리 공포스러운 작품은 아니다.
오히려 순간순간 웃음을 유도하는 빠른 대사들이 극의 활기를 불어넣어준다.
극을 이끌어가는 주인공인 인우(유지태 분) 및 죽은 엄마와 딸 이외에 나머지 5명,
그중에서도 퇴마사와 평론가역은 매우 개성있고 특색있는 연기를 보여주기도 한다.
내용은 장화홍련전 삘이 느껴진다.
죽은 두명이 누군가의 꿈에 나타나고, 꿈을 꾼 누군가가 원혼을 달래준다는 전형적인 이야기!
그러나 그 안에 여러 에피소드를 담고 극을 끌고가면서 몇가지 주제를 던지기도 한다.
그 중 가장 핵심이 되는 주제라면 엄마의 딸에 대한 모정...
죽음도 갈라놓을 수 없는 엄마의 사랑이 그 핵심이 된다.
이런 모정의 감동이 열릴때마다 관객들은 눈시울을 적시기도 하는데
그 모정을 표현하는 방법이 다소 진부하기도 하고 다소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도 있고
막판으로 갈 수록 조금 루즈해지기도 해서 감정진행이 조금씩 멈추는 부분이 아쉽지만
전체적인 극은 매우 만족스럽다.
유지태의 연기력을 논하기에 앞서서 이정도 작품의 주제를 읽고
연출가의 의도를 소화하는것에 박수를 보내주고 싶다.
영화배우 출신의 연극배우에게서 볼 수 있는 특유의 대사처리는 계속 나아질거라 본다.
이제 이 극에 대해 정리를 해보자.
아니, 극에서 가장 와 닿았던 이야기랄까?
그건 바로 극 후반부에 유지태가 나레이션하는 왼손잡이 이야기...
그러니까 대다수의 오른손잡이는 왼손잡이의 고충을 모른다는 것이야.
왜냐면 바로 우리는 늘 오른손만 보고 살아왔기 때문이라는거지.
보고싶고 보기편한 오른쪽만이 아닌, 왼쪽도 보고 살자는 그 대사가 가장 핵심이 아닐까 싶다.
왼쪽에는 이 극처럼 우리가 모르는 '귀신'이 살고 있을 수도 있고,
평소에 알지 못했던 우리 주변의 힘든 이웃이 힘겹게 살아가고 있을수도 있고,
어쩌면 우리가 모르는 신나는 세상, 별천지가 있을 수도 있겠지.
그러니까 오늘부터는 왼쪽도 보자.
고개를 살짝 돌려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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