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지로3가, 10번출구로 나와서 30초만 걸으면 이렇게 좌측에 있어요.
보통의 중국집같죠?
메뉴판도 추억의 메뉴판이군요^^
간짜장을 시켜 먹었습니다.
장을 면에 부은 상태 ㅎ
열심히 비볐습니다^^
# 토요일 주말 오후, 야구장 아니면 그다지 갈 곳이 없던 나는;;;
야구장도 식후경이라고 밥을 먹고 가야했다.
집에서 컵라면이나 먹고 갈까 하다가, 명색이 맛집 운영자인데,
주말까지 무슨 컵라면타령이냐고 스스로 비난하고-.- 시내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그런데 여럿이 갈때는 메뉴제한이 없지만 혼자 갈때는 아무래도 메뉴가 한정적이다.
그런건 해탈한 지 오래긴 하지만,
혼자 고깃집에서 삼겹살을 시켜먹는다거나,
파스타 집에서 샐러드와 라자냐를 먹기엔, 당장 웨이터 시선부터 따가워짐을 느껴야한다;;
그래서 동완짱이 선택한 이번주말의 요리는, 자장면!
혼자 먹기 가장 좋은 음식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자장면집, 안동장!
최초(最初)의 중국집이라면 1905년 개업한 인천의 공화춘이 있고,
최고(最古)의 중국집이라면 1948년 개업한 서울의 안동장이 있다.
이는, 공화춘이 현재의 인천 차이나타운 쪽으로 이전을 했기때문에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뭐 최고면 어떻고 최초면 어떠하리, 맛만 좋으면 그만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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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춘의 맛은 예전부터 종종 갔었고 지난번에 소개한 적이 있는데,
안동장은 나도 이번에 처음 가게 되었다.
을지로3가역 10번출구 바로 위에 있어서 쉽게 찾아갈 수 있는데
내부는 그냥 자장면 집과 다름이 없다.
가장 오래된 자장면집이니만큼 주 고객층은 역시 나이 지긋한 할아버지!
내가 갔을때도 할아버지들이 반주 한 잔과 함께 짬뽕을 드시더라고...
이곳은 사실 굴짬뽕으로 더 유명하다.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어쩌면 당연한건가?) 하얀 굴짬뽕을 만들어 낸 곳인데,
매운맛, 시원한맛 두가지로 제공한다.
자장면 콘테스트에서도 상을 받을 만큼 자장면도 잘 한다고 소문이 나 있었지만
굴짬뽕의 위력만큼은 아닌듯하다. 주력메뉴도 역시 굴짬뽕이고
옆에 손님들도 굴짬뽕을 드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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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난, 자장면, 아니 짜장면이 좋다.
처음 가는 중식당에서는 무조건 짜장면을 먹어야 직성이 풀린다.
뭐니뭐니해도 중국요리의 기본은 짜장면이라고 생각하고
개인적으로도 짜장면을 가장 좋아하기 때문에^^
이 자장면의 맛은 어땠을까?
아쉽게도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
우선 면발이 가늘다.
자장면발의 기본은 수타면 처럼 두툼하고 울퉁불퉁해야 제맛인데,
여긴 기계면발, 그 중에서도 가는 면발을 채택하고 있다는게 불만이었다.
아마 이곳도 수십년전에는 손으로 면을 뽑았을 것이고, 그땐 지금과 맛이 달랐을 것이다.
세월과 시대의 변화에 의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것이지만
그래도 그때와 가장 비슷한 면을 선택하면 어땠을지...
둘째로 첫 맛에 비해 너무 장이 짜다.
어린시절 먹던 자장맛은 크게보면 '신성각'스타일의 순수한 춘장맛과
안동장 스타일의 짠 맛이 있겠지만, 난 개인적으로는 신성각 스타일이 좋다.
옛 향수도 불러 일으키고 나트륨도 적을테니 몸에도 좋고...
뭐, 짜디 짠 자장을 원하는 분께는 이것은 단점이 되지 않을 수도 있겠다.
어쨌든 첫 맛은 딱 좋았는데 장을 많이 비빈 면발은 다소 짜다는것이 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정도 퀄리티라면 동네 중국집 수준은 가뿐히 넘어선다.
이 집에서 최고라고 자처하는 굴짬뽕까지 합세하면
역시 '최고'라는 이야기가 나올 수도 있겠다.
다음에 술 마시고 을지로를 찾게 된다면,
해장용으로 꼭 시원한 굴짬뽕을 먹어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