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여행 다녀와서 스포츠투데이에 기고했던 이야기 입니다. 원고료는 좀 작았던 기억이^_^ 그래도 여행 캐리어 가방을 받았던;; ㅎ
지난해 일본으로 처음 배낭여행을 떠났을 때였다. 배낭여행 경험이 한 번도 없었던 터라 이것저것 걱정이 많이 되긴 했다. 우선 여행 중에 들고다니는 배낭무게가 부담이 돼 근처 전철역의 코인라커에 짐을 풀어놓고는 여기저기 여행을 했다.
오리지널 배낭여행으로 노숙을 일삼으려고 했던 나는 세계적으로 유명하다는 일본의 온천도 구경할 겸 여행의 피로도 풀어볼 겸 해서 오사카 신이마미야역 근처의 어느 대형 온천 겸 목욕탕에서 목욕을 하고 공원에서 노숙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온천에 입장하는 것까지는 우리나라의 여느 온천과 다를 바가 없었다. 약간의 차이가 있다면 남탕에서 남자들끼리만 목욕을 하는 것임에도 다들 큰 타월로 하반신을 감싸거나 중요부위(?)를 슬쩍 가리고 돌아다니는 점이 특이할 뿐이었다.
그런데 라커룸에서 안경과 옷을 벗고 탕에 들어가던 중 목이 말라 물을 먹기 위해 데스크에 있던 직원에게 물을 요청했다. 하지만 순간 여자 목소리가 들리는 것이 아닌가. 눈을 비비고 자세히 보니 분명 머리카락도 긴 것이 틀림없이 여자였다. 순간 깜짝 놀라서 마음을 가다듬고 조용히 뒷걸음질을 쳐서 옷장으로 돌아가 안경을 쓰고 다시 봤지만 정말 여자직원이었다. 그리고 나 역시도 큰 타월을 꺼낼 수밖에 없었다.
일본 목욕문화에는 오래전에 혼탕문화가 있었다는 것을 많이 듣기는 했지만 막상 남탕에서 여자직원을 보는 순간 상당히 당황스러웠다. 남탕에서 남자들이 수건으로 가리고 다니는 것이 그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목욕탕 내부에서 마사지해주는 사람도 모두가 여자였고 일본은 아예 때밀이 아저씨가 없었다.
남자끼리 목욕하면서도 지나치게 부끄러워 가리고 다니면서 목욕탕 내부 직원은 여자가 있어도 아무렇지도 않게 행동하는 일본문화에 적잖이 황당했다. 나중에 들은 바로는 동네의 작은 목욕탕에 가면 남탕 여탕 가릴 것 없이 목욕탕 주인이 관리를 하기도 한단다. 일본은 참 엉뚱한 나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