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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녀가 앉아있는 곳.
    여행 이야기/남미 이야기 2009. 12. 13. 03:36

    멕시코 칸쿤, 그중에서도 다운타운에 있는 ADO 버스터미널 앞에 가면
    맥도널드를 찾을 수 있고, 그 뒤로 저 대형슈퍼마켓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슈퍼 앞에 작은 공간에는
    항상 밤마다 나와서 구걸을 하는 어느 할머니를 볼 수 있습니다.

    이 자리가 그 할머니의 소중한 공간인데요.
    기력이 다 해서 손을 내밀고 있을 힘 조차 없는 할머니.
    그냥 구걸 보다는 그저 눈을 감고 계실때가 더 많은 할머니인데요.

    첫날은 이 곳을 지나다가 손을 내민 모습을 보고 그냥 지나쳤는데,
    지나치면서도 내심 미안했습니다.
    정말 힘들게 구걸을 하시는데 그냥 지나친것 같아서 말이죠.

    다행히(?) 다음날 밤에도 그 자리에서 앉아 계셨고,
    이번엔 돈을 달라고 손을 내밀지도 못하셨으나, 조용히 손 위에 동전 몇개를 올려두고 왔습니다.

    이후 매번 저 곳을 지날때마다 슈퍼에서 사고 남은 동전 몇개를 올려놨는데요.
    큰 돈은 아니지만 그것으로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었습니다.

    사실 저는 여행을 가면 구걸인들에게 돈을 주는 편이 아닙니다.
    관광객을 상대로 전문적으로 구걸을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고, (대표적으로 인도가 있겠네요)
    캐나다나 미국 등 선진국의 구걸인들 중 상당수는 나라에서 받는 돈이 있으면서도 나오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래서 구세군이나 적십자 단체 등에 적은 돈이나마 정기적으로 기부하는것을 선호합니다.

    그래도 다시 생각해보면, 구호단체의 손길이 닿지 않는 사각지대에 있는 분들이 분명 계실겁니다.
    그러니 저렇게 나와서 계신거겠죠.
    저 할머니 역시도 정말 힘겹게 하루하루를 살아가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아마 지금 이 밤에도 저 자리에 앉아계실겁니다.

    누군가 저 곳을 지나간다면 남은 동전 몇개 드리는 것은 어떨까요?
    작은 동전 하나가 누군가의 하루를 행복하게 한다면,
    그것을 바라보는 우리들도 행복해 질 수 있다고 믿습니다.

    세계 최대의 휴양지 중 하나인 멕시코 칸쿤,
    그 곳에 항상 밝은 것만 있는것은 아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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