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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효창공원, 신성각 2007/01/13
    맛집 이야기/중국요리 2007. 1. 15. 00:58



    공덕역 6번출구에서 조금만 걷다보면 마을버스 17번을 탈 수 있는 정류장이 보인다.
    그곳에서 마을버스를 타고 '대한노인회' 정류장에서 하차!
    그러면 위와 같은 자장면집 신성각을 발견할 수 있다.

    뭐 걸어가려면 효창공원역에서 효창공원을 따라서 왼쪽으로 가도 되지만 좀 빡시다 -_-
    숙대입구에서 걸어가도 되겠지만 역시 20여분은 걸어야^^

     

    식당에 들어서면 이런 메뉴판과 봉지에 씌워진 선풍기가 보이는 등
    전형적인 시골 중국집 분위기를 물씬 느낄 수 있다.

    가격은 보이다시피 자장면 3천원, 탕수육 1만원선이다.
    양이 적은편이긴한데 곱배기를 시키면 1천원 추가!
    근데 겉으로보기엔 매우 적어보이지만 중국요리가 그렇듯 먹고나면 무난하다^^

    엘비스의 사진도 인상적이지만
    메뉴판에 적힌 '술 반입 판매 절대 금지' 라고 적힌 빨간 글씨가 더 재미있다.
    이곳에서는 술을 팔거나 먹을 수 없는데, 이유는 동네 어린이들도 드나드는 중국집에서
    술 먹는 장면을 보일 수는 없다는 아저씨의 지론 때문이다.
    ...보통 중국집에 파는 고량주라도 팔면 수입이 짭잘할텐데 말이다.

    그리고 재미있게도 영업시작은 11시 37분 이라고 적혀있는데,
    나 동완짱이;; 아주머니에게 물어봤더니, 그냥 이유는 없다고 한다.
    청소하고 준비하고 손님맞을 시간을 봤더니 늘 그 시간이었다고...

    주문을 하면 아저씨가 면을 뽑기 시작하고, 아주머니는 반찬을 담는다.
    반드시 주문이 들어가야 일을 시작하기때문에 언제든 면 만드는 과정을 볼 수있다.
    뭐 테이블이 3-4개 정도밖에 없는 작은 식당이라 직원이 많이 필요하지는 않다.

    어쨌든 현란한 면 뽑기 과정이 진행되고 나면...

    이런 면이 우리 앞에 놓여지게 된다.
    겉으로 보기에도 양은 많지 않다.
    면은 물기가 촉촉하고, 그냥 생각했던 울퉁불퉁한 수타면 스타일은 아니다.


    동완짱을 비롯한 몇몇사람들은 간짜장을 시켰기 때문에 이렇게 나온다!
    간이 모자르면 더 가져다 주신다.

    사실 수타면이라 면에 더 기대했는데, 면보다는 짜장이 특이하다.
    MSG를 한숟가락씩 넣는다는 신문기사가 나온적이 있었는데 이곳엔 그런 걱정이 없다.
    먹어보면 알겠지만 조미료 맛이 거의 나지않고 장과 야채등으로만 맛을 낸다.

    난 짬뽕맛을 보지 못했지만 먹어본 분도 그렇게 이야기하고
    다른 후기들을 봐도 그러했다.
    진한 맛이 없다고...

    짜장처럼 조미료를 안내고 짬뽕국물을 만들었을테니, 안봐도 뻔하다.
    그래서 이 집은 짬뽕보다는 자장면이 좋은것 같다.
    아무래도 짜장보다 국물맛이 조미료에 익숙해진 우리들 탓이겠지만...

     

    아주머니에게 탕수육은 언제 나오냐고 했더니, 처음부터 주문을 안했다는 것이다.
    조금은 투박한 아주머니와의 커뮤니케이션은 또 묘한 맛을 준다.
    유명한 체인점 레스토랑에서의 경험과는 분명 다른것이리라.
    겉으로만 웃고 친절할지도 모르는 그 것보다는, 퉁명스러워도 내심에 담긴 서비스 정신을 비교해보는것도
    좋은 경험이 된다.
     
    그래서 뒤늦은 주문을 하고 시계를 쳐다봤다.
    어라? 시계가 두개가 아닌가?

    십수년전 이 가게 주변 가내공장에에 자장면 두그릇을 매일 배달해주던 때가 있었는데,
    매일 일정한 시간에 배달을 해야했기에 혹시나 하는 마음에 시계를 두개 달았다고 한다.
    이 가게의 특징을 단번에 알 수 있는 장면이다.

     

    탕수육이 나왔다!
    고기맛이 담백하다. 소스맛도 당연히 그렇고!
    소스는 자장면처럼 설탕맛이 많이 나지 않는다. 그래서 달지는 않은편이고
    고기는 얼리지 않은 고기인듯 깨끗하고 부드럽다.

    이 가게의 맛은 전반적으로 평가가 크게 엇갈린다.
    우리 일행도 그러했으나 대체로 양호한 편이었다.
    일단 짜장에 캬라멜, 설탕이 들어가지 않은 오래된 옛날 자장면 맛이라 이 맛을 싫어하는 요즘 세대에는
    아무래도 어울리지 않을 것 같다만 필자는 매우 좋아하는 담백한 스타일이었다.
    80년대초에 실컷 먹던 그 자장면 맛도 재현해 줄 뿐더러...
    중국요리 특유의 먹고나서 속이 거북한 느낌도 전혀 없다.


    이 가게 문앞에 붙어있던, 아저씨가 직접 작성한 카피가 모든것을 말해주는 듯 하다.
    그래서 메뉴판에 일본어와 영어도 적혀 있었나보다.
    단 한명의 지구촌 사람을 위해서라도 말이다.

    근데 벌써 21세기가 오고도 남았네요?
    22세기로 고치시면 어떨지...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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