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커피의 역사는 이디오피아에서'


한국 원두커피는 이디오피아집(벳)에서 라는 슬로건을 내세우고 있는 커피숍인 이디오피아집 입니다.
보통 이디오피아의 집 으로 많이들 불러주시는데, 정식 이름은 이디오피아집(벳) 입니다.
벳은 이디오피아쪽 언어로 '집'이라는 뜻 인듯 하네요.


이곳의 역사는 커피숍에 비치된 팜플렛에 잘 나와있었는데요.
시작은 1950년 한국전쟁으로 올라갑니다.
6.25전쟁 당시 이디오피아는 한국을 위해 참전국으로 참여하게 됩니다.
1935년 이태리가 이디오피아를 침공했을때 국제사회는 철저히 무시했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력으로 막아냈던
하일레 슬라세 1세 황제가 힘없는 한국을 도와주기로 결정한 것이죠.
그것도 일반군대가 아닌 자기자신의 황제 근위병으로 파병합니다.


6035명이 참전하여 춘천을 지키는 특명을 받고 전쟁에 임했는데 200여차례의 총격전 끝에 121명이 사망, 536명이 부상을 입습니다.
단 한명의 포로가 없던 용맹한 부대로 알려진 이 나라 부대원을 기리는 마음에 전쟁이후 춘천시민들은 이디오피아 참전기념비를 세우죠.
바로 이 참전비 옆에 있는 곳이 이 카페입니다.


참전비 제막식을 위해 황제가 직접 1968년에 내한했고, 당시 박정희 대통령에게 이디오피아 기념관을 요청했습니다.
언젠가 꼭 한국을 다시 방문할 것을 약속하면서 말이죠.


그리고 당시 황제가 춘천에서 머물던 그 곳이 기념관이 되었으니, 그 이름이 바로 이디오피아집 입니다.
1968년 같은해 가을, 황제는 이 기념관을 위해 현판을 직접 보내주고, 이디오피아 황제의 상징인 황금 사자문양을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주었다고 하네요. 또한 선물로 즐겨마시던 이디오피아 황실 생두를 외교행낭을 통해 보내주었으니,
이때부터 한국에 처음 이디오피아 커피가 소개된 것입니다.


6년뒤 1974년, 아쉽게도 이디오피아는 공산화가 되었고 황제는 폐위됩니다. 그렇게 다시는 한국에 찾아올 수 없게 되었죠.
하지만 황제는 다시 올 수 없었으나, 한국을 찾는 이디오피아 사람들은 누구나 꼭 찾아오는 곳이 바로 춘천의 이곳입니다.
이디오피아 수상은 물론이고 당시 참전용사도 찾아온다고 합니다.


이제 이디오피아가 한국을 도와주는것이 아니고, 한국이 이디오피아를 도와주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이곳 카페도 국제협력실을 통해 이디오피아를 직접 도와주고 있다고 하니, 세상일은 정말 모르는 겁니다.


그리고 팜플렛 뒤에 보면 재밌는 이야기들이 있군요.
1968년 개관 이래 이디오피아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유일한 곳으로 전국에 명성을 떨쳤는데요.
대학생들의 입소문으로 70-80년대에는 앉을 자리가 없어서 바닥에 앉아서 마시는 사람도 많았다고 하니, 인기가 짐작이 가네요.
여기서 선을 보거나 미팅을 하면 성공확률이 매우 높은 가게로 소문이 났었대요^^


그러다보니 1991년 크리스마스 이브에는 커피만 1260잔이 팔려나갔으니 정말 대단했었네요.
이곳에서 연을 맺은 커플들이 결혼식장을 요구해서 3층에 식장을 운영했었다고 하고요.


이제 이 집 앞의 공식 도로명은 '이디오피아길'입니다.
이를 기념해서 작년 가을에는 제1회 춘천 이디오피아길 세계커피축제도 열었었는데, 올해도 기대가 됩니다.
저는 춘천에 오랫동안 살면서 이곳의 이름과 명성은 많이 들었으나,
오늘에서야 이곳을 처음 방문해 봤습니다.


뭐 어린시절에는 여기 커피값을 감당하기도 어려웠을테고, 조금 커서도 커피를 마실줄도 몰랐고 관심도 없었기에 기회가 없었죠.
커피 한 잔의 가격은 에스프레소가 5500원으로 결코 저렴하지 않습니다.
오늘 설날이라 문을 열까 걱정했었는데, 연중무휴라는군요.
한 창 잘나가던 시절, 어느 날 딱 하루 영업을 안했었는데, 왜 문을 안여냐며 창문을 부숴버린 사태가 있었다고 하네요.
그날 이후 이 가게는 단 하루도 쉬지 않고 영업을 한다고 합니다.

뭐 저는 춘천 부모님이 사시는 아파트 바로 앞이라 언제든 찾아갈 수 있습니다만,
외지에서 오시는 분들도 많은데, 휴일 염려없이 찾아와 보실 수 있겠군요.


아참, 커피 맛에 대한 이야기를 안했네요.
에스프레소가 5500원으로 상당히 비싼 편입니다. 서울에서도 에쏘 싱글샷으로 이 정도 가격하는곳이 거의 없지 않나요?
스타벅스의 두배 값이니 후덜덜합니다만, 일단 자리가 좋고 분위기가 좋으니
미사리 카페랑 비교하는것이 더 맞겠습니다.

그런데 아쉽게도(?) 맛이 괜찮습니다. 그래서 뭐라 씹을 수 없는^^ 뭐 그런 곳이죠.
크레마나 커피 색상이 조금 설익은듯한 느낌이 있어서 기대를 안했는데, 한모금 마시고는 모든 근심걱정이 눈 녹듯이 ㅎㅎ

이디오피아 빈과 이것저것 블렌딩해서 내리시는데, 이태리에서 오랜기간 수련(?)을 하신 이 집 바리스타의 실력으로
제 입맛에 상당히 잘 맞는 질감좋은 느낌의 커피를 마실 수 있었네요.
대를 내려오면서 운영하는 이곳은, 지금 이태리에서 의사를 하던 사위와 딸이 운영하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다만 딱 하나 흠이 있는데,
테이크아웃으로 커피를 한 잔 더 사서 나갔는데, 테이크 아웃은 정통 머신으로 내려주지 않습니다.
그냥 간이 자동화 머신으로 자판기 커피마냥 뽑아줍니다.
아메리카노 2천원으로, 가게에 마시는것에 비해 왜 이렇게 싼가 싶어서 혹 했는데 그런 문제가 있었네요.
미리 고지를 해주신다면 더욱 좋겠네요. 뭐 원두 블랜딩이 괜찮아서 머신에 비해 고소한 맛도 있고 나쁘지는 않았지만
기대했던 그런것은 아니었네요.
에스프레소를 테이크아웃하면 설마 저걸로 주시지는 않겠죠? ㅎ

여튼 다음에 또 방문해보고 싶군요. 원두값은 상당히 비싼 편이었습니다. 100그람에 1만2천원.
다음에 사서 먹어보면 또 후기를 남겨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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